충남 천안시 신안 2동(구 연기군 북면 흥덕리)에 있는 삼우당 선생의 묘소는 손마저 끊겨 찾는 이 없이 450년 동안 쓸쓸히 잡초만 우거져 있다.

삼우당 선생은 황해도 관찰사 두봉(吉培)공의 현손으로 감찰(圻)공은 증조이며, 예조판서(承健)공은 조고, 선고는 순(詢)공으로 전의 이씨사 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선생의 자는 元老(원로), 휘는 지충(之忠), 어려서부터 지기가 범상하였고, 행실과 재능이 남달랐으며, 선생의 호가 말해주듯이 매화와 대나무와 국화를 사랑하였다.

선생의 묘갈을 쓴 호음(湖陰) 정사룡(鄭士龍, 대제학)을 비롯한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領議政), 지천(芝川) 황정욱(黃廷彧, 府院君) 약포(藥浦) 이해수(李海壽, 禮曹參議) 등과 명곡(明谷) 최현정(崔鉉鼎 : 숙종조 영의정, 최명길의 아들)이 쓴 비문에서 선생의 인품을 찾을 수 있다.

선생은 살아생전 학문에만 치중하였으니 모재(慕齋) 김안국(金安國, 대제학) 문하생으로 성균관에 들어가 공부할 때 벼슬(동부참봉)길에 올랐으나 모재의 영향을 받아 이를 마다하고 끝내 부임하지 않고 후학양성에만 치중하였다. 선생의 문하생 중에는 지천, 약포가 있었다.

선생은 주역(周易), 시경(詩經), 서경(書經) 등을 심층적으로 터득하여 체계화시켰다. 특히 북송(北宋)의 성리학자들과 주희(朱熹)의 정주학(程朱學)인 성리정서(性理全書)와 춘추좌전(春秋左傳)의 대학자였다.

또한 정치에 참여는 마다하면서도 나라 일에 잘못이 있으면 과감히 상소하는 의로움을 보여주어 주위에서는 선생의 바른 소리에 신상을 염려하였다. 말년에 중병에 걸려 문인인 지천(芝川)이 간병할 때 선생은 ‘나는 다시 소생키 어려운 병에 걸려서 모든 일이 생각나지 않지만 그중 옛날 읽은 글 가운데 깊은 뜻이 있는 것들은  더욱 새로운 맛이 있게 생각나나 그것을 끝까지 매듭짓지 못한 것이 한이다.’라고 학자답게 말하곤 하였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실천과 조예의 깊음은 선생이 지닌 학행으로도 충분하였다고 명곡(明谷)은 비문에서 말하고 있다. 향년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달리한 선생은 순천 김씨 적순(金迪順) 딸 사이에 공릉참봉 첨(惉)과 생원 겹(夾) 등 두 아들이 있었다. 이 중 차남 겹은 재주가 뛰어나 감찰공 종손으로 들어갔으나 대를 잇지 못하여 사후에 입양한 현손 귀락당(翔, 병조판서)공의 공적으로 효자(翕)공과 함께 호조참의(戶曹參議)에 증직되었다. 저서로는 조두록(俎豆錄)이 있으며, 현재 충북도 무형유적(05-03-24-089호)로 본존되어 있는 송천서원(松泉書院)에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 영의정) 등  15명의 유선현과 함께 배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