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15년(1689년) 장희빈의 소생 아들의 세자책봉을 둘러싸고 서인(西人)과 남인(南人)의 정권투쟁으로 분규가 일어나면서 남인에게 서인이 물러나게 되고 서인의 대표 격인 우암 송시렬이 제주도로 귀양 가 끝내는 사약을 마시는 비운을 맞았다. 이 분규로 서인의 송준길, 송시렬 선생의 문하생이었던 타우공은 서인-노론의 대변자로서 활동하다가 남인세력에 밀려 옥사까지 당하는 불운을 맞이하였다. 심지어 무덤에서 까지 자유롭지 못하여 부관참시까지 당하는 기사환국(己巳換局)에 앞장서서 의롭게 활동한 인물이다.

특히 타우공은 도를 믿고 바른 행동과 신의를 지켜 동춘 송준걸과 우암 송시렬 두 선생을 부모처럼 섬기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예송(禮訟)과 당쟁 등 일연의 사건은 남인에게 밀려 서인들의 희생과 막내아우인 이조판서 농재(翊) 공마저도  함께 화를 당했다.

타우공은 만회당(유겸․판결사)공과 파평 윤씨 사이에서 핵(翮), 흡(翕), 상(翔), 숙(숙), 익(翊) 등 5남중 3남으로 태어났다. 타우공은 일직이 유림의 대가인 사계(沙溪 : 金文元), 김장생(金長生)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사계가 타계하자, 신독재(愼獨齋 : 金集․ 김문원의 아들)공이 도학(道學)의 계통을 잇자, 타우공은 김집의 문하생으로 성리학을 배웠다. 중년에 접어들어 고양군 화전에서 충남 전의로 이사를 하여 공부에만 전념하게 되니, 명성이 날로 퍼져 많은 선비들이 모여들었다. 그 후 우암과 동춘이 조정에 있을 때 타우공은 시강원 자의(侍講院 諮議)로 뽑혀 세자(후에 顯宗)가 경의(經義)를 바르게 하도록 교도하였다. 어느 날 세자가 자의(타우)에게 배운 것을 동춘에게 다시 질문하니 “자의(諮議)의 말이 모두 옳습니다”라고 하고 동춘은 “세자를 보익하는 책임이 가장 좋은 사람을 얻었다”고 하였다. 우암이 다른 이에게 보낸 편지에서 “악을 미워하고 풍속을 바로 잡는 데서 나왔다”고 타우공이 저지른 일에 대하여 말했다.

숙종 1년에 은총을 받고 있는 허적(許績 : 정승․ 남인)의 일당이 예론(禮論 : 제복에 대한 치열한 논쟁)으로 사림(士林)들을 역적으로 몰고 우암 선생을 제주도로 귀양 보내면서 위리안치(圍離安置)즉 귀양살이 집에 가시 울타리를 치고 외출을 못하게 하는 극형의 조치를 취하였으며, 동춘 선생, 또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으며, 타우 선생도 영해로 귀양 갔다. 다행이 허적의 아들(許堅)이 역모모의를 하다가 발각되어 역적  윤후(尹鑴)는 죽고, 착한 선비들까지 쫓겨나갔다. 그 조치로 타우공은 풀려나 다시 등용되었으며, 한성부윤과 몇 차례 대사헌, 이조참판 등에 제수되었으나 사양하였다.

숙종15년 봄, 허적과 윤휴의 잔당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되어 온갖 모략으로 잡아가두고 질질 끌다가 결국 숙종 16년(1689년)옥중에서 향년 70세로 세상을 하직하였다. 그러나 흉당들은 계속 박해를 가해 타우공의 두 서자와 하인, 심지어는 문하생 등을 잡아다가 모진 고문을 가해 죽였다. 다행히 숙종 21년에 교리 지제(趾齊) 민진후(閔鎭厚)의 상소로 복관되었으나, 재신(宰臣) 박태상(朴泰尙) 등이 모함하여 복관이 중지되었다. 숙종 43년에 상감이 충남 온양으로 거동할 때 충청도의 많은 선비들이 상소를 올리고 좌의정 몽와(夢窩) 김창집(金昌集 : 1648~1766․ 老論․ 영의정)이 무고를 고하여 복관과 함께 예관을 보내어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그후 숙종이 승하하자, 사화로 인해 다시 삭탈관작(削奪官爵)되는 불운을 맞았다.

타우 공에 대하여 조카인 도암은 “한 번은 영화롭고, 한번은 욕되고, 한번 굽히고 한 번 펴는 것에 세도의 무궁한 변화가 담겨져 있으니 생각할수록 진실로 통탄할만하다고 묘지에 적고 있다.

농재(農齋 : 翊. 1629~1690)공은 만회당(유겸․판결사)과 파평 윤씨(부 弘裕)사이에서 인조 7년(1629년)에 5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효정 8년(1657년) 알성문과에 들어 시강원의 설서(設書)였는데 뒤에 홍문관에서 한림이던 일휴정과 함께 형제가 일하게 되어 주위에서 부러움을 샀다. 그 후 병조 및 이조에서 정랑, 사헌부 지평, 집의, 사간원에서 정언, 헌납, 사간과 홍문관에서 수찬, 교리, 응교, 그리고 예빈시와 사복시의 정, 이때에 통정대부의 품계를 받고 승정원의 동부승지, 좌승지, 병조 및 이조의 참의, 대사간과 장예원의 판결사, 중추부 첨지사 오위장을 지냈다. 외직으로는 통진현감이 되었으나 조정에 머물도록 대간에서 건의 되어 조정에 있다가 흉당들에게 축출되어 진주 목사로 나갔는데 부임하기를 꺼린다는 이유를 들어 현지에서 유배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였다. 현종 14년에는 원양감사(강원도 관찰사)를 지냈다.

숙종 5년(1679년) 세 째 형인 일휴정 공과 우암(尤庵 송시열) 선생의 당적에 연류 되어 일휴정 공은 평양도 양덕으로, 농재 공은 함경도 북청으로 귀양을 갔다. 그러나 곧 척신 윤휴, 허적 등 남인을 축출하게 되어 송시렬 등이 석방되고 조정이 숙청 정비되어 농재 공은 승지로 다시 기용되었다. 이어 한성부 우윤과 각조에 참판, 대사헌, 부제학, 경상감사 때 부인상을 당해 잠시 관직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형조 및 이조판서로 발탁되었다.

당시 노론과 소론이 갈라져 당쟁이 격심하여 낙향하였는데 조정에서 강화 유수, 경기감사를 제수하여 감히 사양할 수 없어 다시 나왔다. 그 후 판윤, 참찬, 예조 및 병조의 판서, 중추부 지사정, 숙종 15년(1689년) 국장도감의 공로로 정헌대부, 광주유수 겸 수어사로 나갔으나 다시 당쟁에 말려 장흥으로 유배되었으며, 감찰 공 종손으로 출계한 셋째 형인 타우(打愚․翔․)공이 참혹하게 옥사를 당하게 되어 이 소식을 듣고 장흥에서 향년 62세 로 타계하였다. 4년 후 나라에서는 좌찬성으로 추증되었다. 시호는 문정. 묘소는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천리 노곡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