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14년(1636년) 청나라 태종이 조선왕조와 후금(後金)은 1627년 정묘호란을 계기로 형제의 나라로 삼았으나, 후금은 명나라를 치기위해 조선왕조에 군량미와 병선을 강요하는가 하면 형제 국이란 약속을 깨고 군신의 관계 등을 요구하였다. 그 후 후금은 다시 청(淸)으로 국호를 개칭하고 황제의 칭호를 요구하기 위한 사신과 국서를 보냈으나 조선의 인조는 모두 거절하고 오히려 선전교서를 나라 안에 배포하고 방비대책은 물론, 임전태세를 갖추어 나갔다. 그러나 막상 청 태종이 10만 대군을 이끌고 10여일 만에 서울 외곽까지 처 들어오자, 인조는 왕자와 종실 및 귀족들을 강화도로 먼저 피난시키고 인조는 백관을 대동하고 후에 출발하였으나 적군의 침공으로 길이 막혀, 뒤따라가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였다. 그리고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지원군을 요청하였으나, 이미 청군이 강화도를 함락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주화파(主和派) 최명길의 의견에 따라 성문을 열고 청군의 요청대로 왕세자와 함께 삼전도에 나가 수항단(受降檀)에서 청 태종에게 강례(降禮)를 드리는 근세사상 차음 보는 치욕을 당했다.

이와 같은 소용돌이 속에서 우봉이씨의 집안도 이 호란의 희생된 집안으로 화를 당했다.

즉 만회당(유겸, 판결사)공과 파평 윤씨(부 弘裕)사이에는 핵(翮, 돈녕 도정), 흡(翕, 효정문 받은 효자), 타우(打愚, 翔, 대사헌), 일휴정(숙, 한림), 농재(農齋) 등 5남이 있었다. 이 때 만회당 공도 가족을 이끌고 강화도로 피난을 갔으나 이미 청병이 침입하여 만회당 공은 의병진에 투신하여 강화도의 광진 포대를 지키면서 적병과 대항하였다. 그러나 강화도의 갑곶진이 무너지자 가족일행이 적군에게 쫓기게 되었다. 이윽고 적이 가족 중 셋째 아들 숙을 납치하려하자 어머니 윤 부인이 먼저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첫째 핵과 둘째 흡이 불속에서 어머니를 부축해 물이 있는 논바닥을 찾아 온 몸의 불을 껐다. 그러나 적병은 다시 두 형제에게 화살을 쏘자 형 핵은 오른쪽 어께와 왼쪽 팔뚝에 맞고 땅에 쓰러졌다. 둘째 흡은 얼굴에 화살을 맞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이때 나이 스물 세 살이었다. 이 광경을 지켜 본 부인 동복 오 씨와 형 핵의 부인 상상 김 씨는 지아비의 주검을 보고 그 자리에서 자결하고 말았다.

그 해 10월 오랑캐에게 끌려갔던 네째(숙)는 구사일생 돌아왔으며, 어머니 윤 부인과 첫째 핵(翮)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며, 순절한 둘째 흡(翕)과 부인 오씨와 첫째 (翮)의 부인 김 씨의 유해를 거두어 고향군 화전에 장사를 지냈다. 이 일이 조정에 알려지자 나라에서  흡과 오 부인에게 정려가 내려 졌다. 후에 자헌대부 이조판서 김집은 흡 공의 묘비를 다음과 같이 썼다.

사람이 가장 신비스러운 것은 인(仁)과 의(義)가 있는데 인의는 효제로부터 비롯한다. 그 누가 효제하지 않으려만 어찌 우리 흡 공과 같으리요. 능히 자식의 도리를 다하여 가풍을 복 돋았으니 돌아갔어도 죽지 않음이니라. 하늘을 우러러 보고 땅을 굽어보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다. 아! 공의 효도는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그리고 아들에까지 순절하였으니 정의로운 기운의 뭉침이 아니고 무엇이랴. 효자의 효손이  다함이 없구나. 이 집안의 영화뿐만 아니라, 세상의 법도도 지었으니 말을 간추려 돌에 새겨둔다. 선비들이여 좋이 본받을 지이다.

한 집안의 비운은 두 아들은  효행과 충의로, 셋째 상(翔)은 유학(儒學)으로, 넷째 숙(숙)은 나라의 충성으로 절의를 세웠으며, 막네인 익(翊)은 문학으로 삶을 나누었으니, 조정에서 정려문을 세워 효렬의 가문이라 하였으며, 고금에 이름을 남겼다. 흡 공의 효자비는 고양시 덕양구 향 2동 산 118번지에 감찰 공 묘소 옆에 지금도 우뚝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