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사화(辛壬士禍)는 신축년과 임인년에 일어난 왕위 계승을 둘러 싼 노론과 소론과 간의 당쟁으로 일어난 화옥(禍獄)사건이다. 숙종의 뒤를 이어 즉위한 경종은 몸도 약하고 후손이 없어 하루속히 왕세자를 정할 필요가 있다는 노론 측의 주장이었다. 김창집(영의정)을 비롯한 이건명(좌의정), 이이명(영중추부사), 조태채(판중추부사) 등 4대신의 주장으로 경종 1년 8월에 동생인 연잉군(延礽君, 후에 영조)을 세자로 봉책하자 소론파의 조태구(우의정)과 유봉휘(사간) 등은 시기상조라고 부당성을 역설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후 노론 측에서는 세제청정(世第聽政)을 건의하여 이를 계기로 노론과 소론간의 대립은 치열하게 되었다. 경종은 이들 주장에 따라 번의하기를 여러 번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소론측의 승지 김일경의 4대신을 모함하는 상소와 목호룡(노론에서 소론으로 변신)이 노론이 반역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고변(告變)으로 노련의 4대신과  귀락당 등 노론의 일파는 극형을 당하여 실각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소론이 집권하게 되었고 목호룡은 동성군의 품계와 동지중추부사의 자리에 까지 올랐으나 영조가 즉위하자 다시 소론의 일파들은 쫓겨나고 길일경과 함께 목호룡은 체포되어 옥중에서 급사하고 다시 당고개에서 목을 베어 매달아 놓는 효수(梟首)형에 처해졌다. 귀락당 공은 이 신임사화에 노론으로 연유되어 무고로 옥살이를 하닥 영조가 즉위하기 전 감옥에서 돌아갔다.

귀락당(1659~1722)은 우의정(숙) 공의 둘째아드님으로 감찰공 문중 종손으로 계대를 이은 부친 지평공은 부인 동복 오씨와 함께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에서 순절하여 나라에서 나린 정려를 받은 선조이다. 생부(숙)의 자은 아버지인 지평(翕)공도 감찰공 문중의 종손으로 계대를 이은 선조였다.

공은 훤칠한 키와 아름다운 수염에 풍체가 빛나는 인상을 지닌 판서를 지낸 관직보다 선비의 인상이 짙은 분이다. 공은 일찍부터 주자(朱子)의 귀락당기(歸樂堂記)를 읽다가 마음에 들어 당호를 귀락당으로 삼았을 정도로 품격을 제대로 가춘 선비였다. 부모에겐 효도로, 형제들과는 우애가 유별났었다.

숙종15년 인현왕후 폐위로 일어난 가사사화(己巳士禍)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고 두문불출하다가 숙종 22년 문과에 장원급제하여 성균관의 전적(典籍), 병조좌랑, 사헌부지평, 왕의 교서를 짓는 지제교(知製敎)를 제수 받았다. 공은 숙부인 타우(翔)공이 남인과 소론파의 대립에서 무고한 해를 받는 것을 상소하는 등 올바른 도리를 다하였다. 사간원의 간관인 대간으로 영의정(유상운)이 대제학(오일도) 등이 과거시험을 주관하면서 영의정의 아들인 유봉휘를 부정합격 시킨 일을 적발 실상을 밝히는 상소를 올려 취소시키는 용감하고 의로운 일면을 보여 주었다. 그 후 홍문관 부교리, 수찬, 교리, 이조좌랑, 집의, 사간원 사간, 세자사서 겸 문학, 종부시정 등을 두루 거쳤으며, 숙종 30년에 승정원 동부승지, 이조참의, 성균관 대사성, 병조 및 호조 참의, 숙종 32년에는 형조승지, 그리고 가선대부의 품격을 받은 후에는 동지의금부사, 예조와 호조의 참판, 숭문원 제조를 지냈는데 한 때 영의정인 최석정이 예기류편(禮記類編)을 주자의 장구(章句)를 변조시킨 일을 성균관 대사성으로서 상소를 올려 최석정의 죄를 통론하자, 왕은 오히려 크게 노하여 본직과 겸직 및 품계까지 삭탈 당하였다. 화전으로 낙향 후 이듬해 임금은 에기류편이 잘 못 됨을 스스로 뉘우쳐 다시 공을 이조참판에 제수하였다. 또 한때 외직으로 서호지방을 순찰하게 되어 민정을 살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을 풀어주고 취약한 황금진과 안흥에 방위영을, 청주의 성지를 수축하도록 건의하였다.

숙종 42년에 경기감사에서 형조판서, 이조판서 등에 올랐다. 생가의 계비 경주박씨가 타계하자 집례를 성실히 지내고 상복을 벗은 후에는 공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냈다. 숙종이 승하한 후에도 형조판서와 한성부 및 지춘추관사 겸직을 한 후 병조판서를 다시 맡았는데 이때 경종의 후사 문제가 대두되자, 귀락당 공은 여러 대신들과 함께 대비의 뜻을 받아서 임금의 동생인 연잉군(延礽君․영조)을 왕세자로 책봉하게 되었다. 이에 소론인 김일경 등 흉당들이 귀락당 등 노론을 무고하게 되었다.

귀락당 공의 재앙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소론인 우포도대장(李森․무과출신)이 귀락당 공에게 자청해서 호서지방의 절도사로부임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빌미가 되어 소위 신임사화(辛壬士禍)에 말려들어 비운을 맞았다. 즉 이해 겨울, 소론의 앞 제비였던 이조참판 김일경 등이 환간(내시) 문유도(文有道)와 내통해서 왕세자를 죽이려다가 발각된 사건이 일어났다. 소론 정권이 득세하던 조정은 귀락당 공을 삭직시키고 다시 부안으로 귀양을 보냈는데 이때에도 말과 행동이 한결 같고 화를 당할 기미가 보여도 송나라 당자방(唐子方)의 시를 읊고,  매일 논어를 읽는 공부에만 더욱 열중하면서 귀락당공은 「朝聞道 夕死可矣 里仁編」 즉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하였다. 경종 2년 김경일 일당은 끝내 연잉군(영조)을 옹호한다는 죄목으로 옥살이를 하게 되었고 끝내 옥중에서 병을 얻어 경종 2년 8월 15일 향년 64세로 타계하였다. 당초에는 수원에 장사지냈는데 영조 4년 용인 샘골 선영으로 옮겨 부인 안동김씨와 합장하였다.

조카인 도암은 묘비명에서 사대부들이 전하는 말을 간추려 서술한다고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공적을 기리는 명(銘)을 쓰나니 훌륭하도다. / 작은 아버지께서는 진실로 나의 스승이었다. / 충성과 신의가 바르고 곧으시니 / 명명백백 높낮음이 없이 평편하였다. /  신하로는 절조를 다하니 / 나라에서는 믿어 주었다. / 강직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 행실은 고매하고 말씀은 준절하였다. / 하늘의 운수가 있었다면 그럴 수 있었으랴. / 평지가 있으면 반드시 비탈이 있어 위태롭고 / 의심할 때에는 두려움이아니라 다시 생각하도록 머물게 하였거늘 / 더구나 난리가 임박했는데 / 큰 선비가 어찌 떠날 건인가 / 공께서는 하나의 지주처럼 드높게 스스로 버텼으니 / 미리 후사를 세우자는 것이 도리어 화의 불씨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 유유히 남쪽으로 귀양 갈 때 / 눈보라처럼 무섭게 바람 몰아쳤고 / 유월의 호독한 무더위 속에서 / 호송하는 수례는 계속 달리었다. / 임금의 보필은 소망지(蕭望之)의 강직함이 당신의 분수에 넘치지만 / 장상(將相)의 감옥인 북사(北寺)의 원통함은 / 고금의 슬픔과 서러움 뿐 이니라. / 여러 소인배(소론과 남인)들 의기 중천 하는데 / 하늘이 알기나 하랴. / 천지의 원기는 원악 정직함뿐이니 / 이를 따르려니 부끄러움 없음을 공께서 실천하였을 뿐이다. / 이는 천명의 뜻이리니 / 그 거취 어찌 의심하리오. / 저승의 길목 언덕에는 높고 큰 비석 섰으니 / 모든 사실 간추려 / 소자의 글을 담았노라. / 이는 모든 이가 전하는 말이지 / 사사롭게 꾸민 말은 아니다. /

후에 귀락당 공은 영조가 즉위하자 벼슬이 복직되고 사제(賜祭)와 자손들을 후하게 천거하도록 하교하였다. 그리고 소론의 김일경은 우참찬까지 올랐으나 영조즉위로 참형에 처하고 그 일당들은 모두 변방으로 귀양을 보내졌다.

시호는 충숙. 묘소와 신도비는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사동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