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서(10세, 承健, 1452~1502)공은 갑자사화(甲子士禍)에 끼어들어 관작을 추탈당하는 화를 입은 대표적인 사림파(士林派)의 인물이다.

1480년 식년문과(庚子 文科)와 1482년 중시문과(壬寅進賢試)에서 장원으로 급제하여 젊고 유능한 문신에게 휴가를 주어 학문에 힘쓰도록 한 사가독서(賜暇讀書)한 후 사헌부, 홍문관, 성균관, 사간원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였다. 특히 홍문관에 있을 때는 성종실록에 사관으로 참여했다.

판서공은 성종 때 사관으로 참여하여 세조가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조의제문(弔義帝文) 즉 중국 초나라 희왕(懷王) 고사에 비유하여 세조(수양대군)를 풍자한 계유정란(癸酉靖難)에 쓴‘남인은 스승을 칭찬하고 제자는 스승을 칭찬한다.’라는 글로 18년 후인 연산군 4년(1498년) 무오년에 이극돈과 유자광이 사화를 꾸미면서, 이글을 인용하여 꼬투리를 잡았다. 연산군이 대궐 뒷산에서 산양을 하다가 멧돼지를 섣불리 화살을 쏘아 빗나가자, 멧돼지는 날뛰면서 홍문관으로 들어 닥친 일이 있었는데 이때 부제학으로 있던 공이 홍한과 성중엄 등과 함께 상소문을 올려, 사냥을 간절히 금할 것을 간하였으나 이에 연산군은 크게 노하며 받아드리지 않은 일이 있었다. 이 빌미로 공이 타계한 3년 후 사후의 형벌을 받게 되었으며, 홍문관에 재임할 때 궁금비사(宮禁秘事)를 논하였다하여 관직을 추탈 당하였다. 이 사건이 1504년 있었던 갑자사화이다. 그러나 연산군은 계속 바른 소리를 하는 많은 선비와 경연 및 대제학 등의 무신들을 폐하는 무오사화가 일어났으며, 이렇게 바른말하는 문신들이 핍박당하다가 2년 후인 연산군 12년(1506년) 성희안(成希顔) 등이 연산군을 폐하는 중종반정(中正反正)으로 중종이 즉위하자, 판서 공은 복관되어 예조판서에 추증되었다.

판서공의 묘소는 당초에는 고양시 덕양구 향동 2리 종가에 있었는데 사화에 말려 충남 연기군 전의읍 원성리로 면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