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월이 산산하거든(月月이 山山하걸랑)

오늘도 김삿갓 방랑길 삼천리,

어느 마을을 지날 무렵 거의 점심 때가 다 되었다

부잣집으로 생각되는 한 곳을 찾아 들어가서 주인과 인사를 하고 점심이 나오기를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이윽고 안방마님 인듯 문밖에서,

o안방마님 : "人良卜一(인양복일) 하오리까?"라고 한다.

o주인(사랑채에서) : "月月山山(월월산산) 커든" 이라고 답한다.

어느 유식한 척하는 부부가 밥때가 되어도 식사 대접할 마음이 없어 딴에는 암호같은 파자로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파자시의 대가인 김삿갓 앞에서 이럴 수가! 그야말로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었다. 김삿갓도 이렇게 파자로 암호같은 한마디를 툭 던지고 떠나버렸다.

o김삿갓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서) :"犭者禾重(견자화중)아, 丁口竹天(정구죽천)이네" 하고 문을 박차고 나오는데,

o 하인 (마당에서 다가오더니 귀속말로) : "亞心土白(악심사백) 이지요."한다.

그 집에서 점심 해결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해설)

人良과 卜一 을 아래로 두자씩 붙이면 食上 = 식사 올릴까요?

月月은 옆으로, 山山은 아래로 붙이면 朋出 = 벗(손님)이 나가거든

犭과 者는 옆으로 붙이고, 禾와 重도 옆으로 붙이면 猪種....돼지 새끼들)

丁口와 竹天 을 아래로 붙이면 可笑 = 가소롭다

亞心과 土白 을 아래로 붙이면 惡者 = 나쁜놈

(人 + 良 = 食 卜 + 一 = 上 食上(식상).....밥상)

(月 + 月 = 朋 山 + 山 = 出 朋出(붕출).....벗이 나감)

(犭 + 者 = 猪 禾 + 重 = 種 猪種(저종).....돼지 새끼들)

(丁 + 口 = 可 竹 + 天 = 笑 可笑(가소).....가히 웃음)

(亞 + 心 = 惡 土 + 白 = 者 惡者(악자).....나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