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지 말자.
아이에게 읽게 할 이야기 –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자
미국의 정치가이며 사상가, 과학자,
그리고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벤자민 프랭클린 (1706~ 1790)에게
어느 날 시골 농부가 찾아왔다.
농부는 프랭클린에게 위대한 미국의 정치가 방문을 기념할 겸,
마을에 돌아가 자랑도 하게, 한 말씀만 친필로 적어달라고 졸랐다.
프랭클린은 이 순박한 농부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적어주고 밑에 사인을 해 주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하라.”
고향으로 돌아온 농부는 마을 사람들에게 프랭클린의 친필을 보이며 자랑했다.
때는 마침 밀 추수 때라 농부는 인부를 사서 밀을 거두고 있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하니 베어놓은 밀은 내일 창고에 저장하지요.”
한 일꾼의 말에 농부는 쪽지를 보이며 말했다.
“아니야,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하라』고 프랭클린 어른이 적어주셨어.
오늘 다 실어 나르세. 잔업수당은 넉넉히 줄 테니.”
그들이 밤 늦도록 밀단을 나르는 것을 보고 이웃 사람들이 말했다.
“날씨가 이렇게 청명한데 내일 해도 될 것을 뭣하러 밤일을 하나?”
마을 사람들은 농부를 비웃고 밤새도록 술판을 벌였다.
밤중이 지나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곤드레가 되어 쿨쿨 자고 있는데,
갑자기 때 아닌 폭우가 쏟아져 베어놓은 밀짚단들이 모두 물에 잠겼다.
비는 쉬지 않고 며칠을 퍼부어 웬만한 밭의 밀짚단들이 다 떠내려가 버렸다.
그리고 남은 것들도 물에 젖어 반은 못 쓰게 되었다.
농부는 자기를 비웃던 사람들에게 한 마디 했다.
“내가 뭐랬어? 프랭클린 어른께서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하라』
이렇게 적어주셨다고 했잖아.”
마을 사람들은 농부에게 비웃은 것을 사과했다.
그 해 겨울, 프랭클린은 농부에게서 여러 마차 분의 통나무 장작을 선물로 받았다.
“이건 지난 여름 제가 왔을 때 친필로 써 주신 말씀에 대한 작은 보답입니다.”
농부는 웃으며 말했다.
프랭클린이 사양을 하자, 농부는 그간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이렇게 말했다.
“어른의 그 말씀 덕분에 저는 금년 농사를 망치지 않았으니
그에 비하면 너무나도 적은 선물입니다. 받아주십시요.”
프랭클린은 기쁜 마음으로 장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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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학(丙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