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눈물

                                        효봉 이광녕(문학박사,시인)청백리공 참판공파 26세손
아버지는 좀처럼
나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다.
딱 한 번,
어디서 드셨는지 못하시는 약주 한 잔 드시고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툇마루에서
나를 부둥켜 안고 한없이 한없이 우셨다.
짝 잃은 외로움에 복받쳐서인지
에미 없이 자라는 내가 불쌍해서인지
그날은 한꺼번에
꺼이꺼이 우셨다.

서른 갓 넘어 조강지처를 잃으신 후
속가슴 숨기며 담배 연기로
모진 시름 하염없이 날려보내시다가
짧은 인생 연기 속에 마감하신 아버지
아버지는 늘 무대 뒤의 쓸쓸한 남자였다.
좋은 세상 눈앞에 두고
아픈 상처 매만지며 장막 뒤에서
흐느끼며 뒤척이며 사셨다.

 땀방울로 한 쏟은 무거운 목도질
널 두고 어찌 가리 겨운 생명 부추기며
야속한 삶을 속 눈물로 감추시던 아버지
풍수지탄은 불효자의 핑계였다.
돌아보면 꿈결같은 그날,
아버지의 눈물은
너무나 뜨거웠었다.  

<약력>
문학박사, 시인, 덕성여대 및 건국대 문예창작 교수
월하시조문학회장, 한국가곡작사가협회장, 세종문학회(명예회장)
강동문인회(고문), 한국시조사랑운동본부(부회장), 전통문화지도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