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봉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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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르신들이 거처하시는 방에 들어가 보면

머리맡에 크고 작은 약 봉지들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 많은 약들을 어떻게 다 드실까?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책상 위에는

그 때 보았든 약 봉지들 보다 더 다양한 약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食前에 먹을 약과 食後에 먹을 약, 때마다 다르게 먹어야할 약 등.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로 夫婦用 약들이 늘려있습니다.

때로는 식전에 먹을 약을 깜빡하고 잊고 있다가

밥 먹으러 오라는 소리에 “참 약 안 먹었는데…….”

집사람에게 수시로 곱지 않은 시선에다가 핀잔을 듣고 있습니다.

거기다 약 먹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먹은 약을 또 먹는

어처구니없는 짓거리를 다반사로 하고 있습니다.

집중하는 버릇이 있어서인가 한 곳에 집중하든 것들이 허망해 지면

급속도로 기억력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말이 虛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은 건강에 자신을 하고 있지만 약 봉지를 보니 기가 찹니다.

살려고 먹는 건지, 죽으려고 먹는 건지 알쏭달쏭 합니다.

요새는 기분이 묘합니다.



피해갈 수 없는 生老病死를 약봉지들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습니다.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는 법,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은 나무위에 앉은 새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가장 춥다는 小寒 大寒 때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셔서 즐거운 일상 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